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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절창 정선아리랑!’# ‘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공연이 지난 4월 26일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렸다. 20대에서 60대까지의 제자들 20명과 5명의 반주자와 함께 경기잡가, 경기민요, 강원도민요, 아리랑모음, 이렇게 4개 종목 13곡을 선보였다. ‘2024 국가무형문화유산 전승지원 기획공연인 만큼 경기12잡가 중 선유가·제비가·영변가 3곡은 일종의 보유자가 계승해야 하는 의무 곡인 셈이고, 나머지 경기민요를 비롯한 강원도 민요와 아리랑 모음곡은 제자들의 전승 실상을 보여주기 위한 선곡인 듯하다. 이 중에 이호연 보유자와 전승자들이 함께 전해준 소리는 12잡가 중의 '선유가'와 '영변가', 그리고 경기민요 '노랫가락'이다. 그리고 보유자가 독창으로 부른 것은 12잡가의 하나인 제비가와 강원도민요 정선아리랑·한오백년·강원도아리랑, 이렇게 4곡이었다. 이 중에 관객의 반응이나 보유자의 목성대로 구사하여 자신도 만족스로운 표정을 보여준 것은 단연 '정선아리랑'이었다. 이 정선아리랑은 보유자의 10여 종에 이르는 음반 대부분에 수록한 것일 뿐만 아니라, 공연에서도 빼놓지 않는 곡이기도 하다. # 정선아리랑은 대체로 경기민요 소리꾼들이 선호하는 곡이다. 전국아리랑경창대회에서도 명창부가 선택하는 대표적 소리이다. 그러나 누구나 부를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잘 부르는 소리는 아니다. 그 이유는 시인 신경림 선생의 다음과 같은 감상평에서 짐작할 수가 있다. "김옥심의 정선아리랑은 내게는 노래이기 이전에 내 정서의 깊은 샘”이라고 했다. 곧 한국의 정서를 담고 있는 소리로서, 이 정서를 표현해 내지 못하면 ’정선아리랑‘이 아니라고 한 것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것으로 보이는데, 유튜브 매체를 통해 한 서양음악 전공가의 고백도 마찬가지다. "독일과 유럽에서 30여 년 서양 고전음악을 공부하고 귀국하여 김옥심의 정선아리랑을 듣고 한참을 운 적이 있다.”라고 한 것이 그렇다. ‘김옥심의 정선아리랑’, 이 소리는 한국전쟁 말기 당시는 강원도였던 이천 지역에서 있었던 ‘육군예대’(성경린 단장) 공연에 갔다가 ‘정선 아라리’를 듣은 이창배 선생과 김옥심 선생이 돌아와 다시 짜 불러 알려진 소리이다. 이런 탄생 배경은 생전 이창배 선생의 후원자였던 전 종로문화원 반재식 원장, ‘종로 국악로 지킴이 김뻑국 선생’의 증언이 있고, 명고(名鼓) 장덕화 선생이 김옥심 선생과 친했던 명창 이은주 선생에게서 직접 들었다며 필자에게 전한 말로는 거의 일치한다. 이런 연유에서 음반을 통해 확인되는 정선아리랑은 네 가지 버젼이 존재한다. 전주(前奏)와 간주(間奏)의 유무, 대표사설을 "강원도 금강산~”으로 한 것과 "네 칠자나 내 팔자나~”로 한 것 등이 있기 때문이다. ‘김옥심제 정선아리랑’이라고도 하고 ‘경기제(서울제) 정선아리랑’이라고도 명칭을 하는 이유인 것이다. 절창(絶唱), 이 말은 ‘다시 없는 명창’ 또는 ‘비할 데 없는 뛰어난 노래’라는 이중의 의미를 갖는다. 빼어난 노래이기도 하고, 빼어난 명창을 이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선아리랑은 절창이다”나 "김옥심은 절창이다”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흔히 김옥심을 ‘하늘이 내린 소리’(La Voix Celeste) 또는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명창’이라고 한다. 특히 그 목을 말하면서는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소리”라고 한다. 그런데 이 같은 표현은 거의 ‘정선아리랑’을 말할 때 동반되는 수식어이다. 그래서 김옥심의 정선아리랑은 절창이라는데 이의가 없는 것이다. 필자의 단견으로는 동시대 명창들 간의 경기민요 절창은 이렇게 본다. 묵계월은 ‘한오백년’(CD 경기민요의 향연), 안비취는 ‘이별가’, 이은주는 ‘긴아리랑’, 김옥심은 ‘정선아리랑’(오아시스 레코드 1476 경기민요 2집)이라고 본다. 이 네 분의 경기민요 4곡은 가히 다른 소리꾼들이 그 정서를 그만큼 표현해 내기는 쉽지 않을듯싶다.(그 원인의 하나로는 이들 소리가 성창(盛唱)된 시기로 보아 한국전쟁의 민족적 수난이란 정서가 반영된 것을 들기도 한다.) # ‘2024 이호연의 경기소리 숨’, 이호연도 정선아리랑도 절창이다. 이호연의 활동 이력이나 수상 경력은 누구 못지않게 화려하다. 그러나 그가 해낸 공연과 음반 취입과 방송 출연 레파토리 이력을 꼽아보면 알 수 있다. 매우 실험적이었고, 파격적이기도 했다. 공연으로는 1999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의 ‘통일의 소리 옥피리’ 초연을 들 수 있다. 이 공연 메세지는 야심찬 ‘밀레니엄 프로젝트-’한국의 소리가 바뀐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전공 종목으로 전체 국악판을 견인하겠다는 뱃심은 경기 소리꾼으로서의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지 않고서는 수행할 수 없는 것이다. 음반 발매로는 2015년 발매한 광복 70년 주년 기념 발매 ‘통일아리랑’이 있다. 리딩통월드 오케스트라와 어린이 합창단을 동원한 음반이다. 이는 ‘분단 70년 남북 이산가족 예술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공연으로 전환해 4년간이나 지역 순회공연을 한 원천이었다. 국악인으로서 민족문제를 자신의 소리 주제로 반영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창작 작품을 취입, 발매하는 기획력이나 경제적 여유만으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이다. 나름의 시대정신과 소명의식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어 2008년 취입, 발매에 이은 ‘이호연 唱 경기12잡가’ 음반과 악보집을 2021년에 내놓았다. 경기민요 전승 능력과 전수 활동의 최종 결정체를 내놓은 것이다. 여기에는 경기 12잡가 전승자로서의 의무감과 그간의 전수활동에 대한 자신감이 배어있다. "우리 세대의 역할이 무형문화재 1세대 스승님들의 예능 원형을 보존, 계승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세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교육 과정에서 갖춘 지식을 기반으로 앞 세대에서 보존, 계승한 원형을 연구해 경기소리의 유래와 유형을 밝혀 학문으로서 정립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는 음반과 악보집의 신뢰를 담보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드디어 그 화려한 이력의 종결판을 확보했다. 지난해 국가무형유산 경기민요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은 사실을 말한다. "국가 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종목의 전승능력, 전승환경, 전수활동 기여도 등의 탁월”함을 인정받은 결과이다. 1968년 이창배, 정득만 선생 사사와 1970년 안비취 선생 경기민요 전수, 1984년 제10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민요부문 장원으로 기량을 인정받고 활동. 다소 늦은 67세에 보유자 인정을 받았지만, 그래서 더 빛을 발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민속극장 ‘풍류’에서의 ‘이호연 경기소리 숨’ 공연은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해설이 다소 밋밋했고, 음향이 너무 커서 앞자리에서 듣기에 불편한 정도 외에는 그렇다. 그러나 이 무대를 더욱 빛내준 것은 단연 보유자의 독창 ‘정선아리랑’이다. 이 소리는 1979년 한국음반의 ‘한국고전민요 제3집’(안비취 이은주 묵계월 3인 녹음)까지의 전주 형태 버젼이다. 1995년부터 연주되는 목탁소리와 합창의 인트로 버젼이 아니다. 이 버젼은 처음부터 감정을 고조시켜 다소 부담스러운 감이 없지 않은데, 원래의 버젼은 후렴을 먼저 부르고 "강원도 금강산~”으로 시작하여 온전히 정서를 수용할 수 있게 하는 버젼이다. 보유자의 이번 정선아리랑은 원래의 버젼 그대로이다. 보유자가 부른 정선아리랑은 두 번째의 독창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은 중반쯤의 무대로 관객들의 호응은 준비된 상태였다. 여유와 관록이 배인 자태였다. 첫 음도 그렇고 전체적 요성(搖聲)이 매우 안정적이었다. 고음이 보유자의 특징으로 매우 청아했다. 사설의 해석도 담담하여 오히려 전달이 쉬웠다. 보유자에게 따르는 목성 평가, '청아 담백'이 충분히 전달된 정선아리랑 무대였다. 절창, 이호연, 그리고 정선아리랑! 그 여음이 오래갈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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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조유아x김수인 '절창 Ⅳ', 5월 17일부터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절창Ⅳ'를 5월 17일(금)과 18일(토) 양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젊은 소리꾼의 참신한 소리판을 표방한 ‘절창’ 시리즈의 네 번째 무대로, 다재다능한 두 소리꾼 조유아·김수인이 출연해 우리 소리의 매력을 전한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絶唱)’은 국립창극단이 이 시대 젊은 소리꾼의 진면목에 주목해 2021년 처음 시작한 기획 시리즈다. 콘서트를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무대와 참신한 구성의 판소리 공연으로 "판소리가 그 자체로 ‘힙’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판소리와 창극이 지닌 장점을 두루 살린 새로운 형식” 등의 호평을 받았다. 국립창극단 간판스타 김준수·유태평양(2021년)을 시작으로 민은경·이소연(2022년), 안이호·이광복(2023년)이 무대에 올랐다. <절창Ⅳ>의 주인공은 국립창극단에서 소리·연기·재담·무용 등 다방면으로 끼를 발산하고 있는 조유아와 김수인이다. ‘절창’ 시리즈의 첫 혼성 듀오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조유아는 2016년 국립창극단 입단 이후, 창극 <정년이>의 ‘윤정년’ 역과 <베니스의 상인들> ‘네리사’ 역, <코카서스의 백묵원> ‘그루셰’ 역 등 굵직한 주역뿐만 아니라 <흥보씨>의 ‘외계인’ 역, <귀토> ‘전기뱀장어’ 역처럼 개성 있는 역할로 관객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2020년 입단한 김수인은 창극 '춘향' ‘몽룡’ 역, '리어'의 ‘에드먼드’ 역, <베니스의 상인들> ‘바사니오’ 역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JTBC '팬텀싱어4'에 출연해 대중에게 창극과 창극 배우로서의 존재를 널리 알렸다. 조유아와 김수인은 이번 무대에서 그간 창극 배우로서 뽐내온 매력과 정통 소리꾼으로서의 공력을 마음껏 발휘할 예정이다. 두 소리꾼이 따로 또 같이, 한 무대에서 펼칠 긴장과 조화는 오직 <절창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다. 작품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 문학적·음악적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춘향가’를 100분가량으로 압축해 들려준다. 조유아의 김세종제 ‘춘향가’와 김수인의 동초제 ‘춘향가’를 넘나들며 유파별로 조금씩 스타일이 다른 판소리의 흥미로운 세계를 들여다본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 공간 연출로 주목받는 임지민을 필두로, 두 소리꾼과 연극 <해무>의 김민정 작가가 대본 구성에 참여했다.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이별가’ ‘어사출도’ 등 친숙한 눈대목(판소리의 중요한 대목)을 고루 선별하고 색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서사를 따르기보다는 춘향과 몽룡의 마음을 헤아려보며, 지고지순한 옛 사랑에 머물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이 시대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와 더불어, 진정한 사랑에는 힘겨운 현실을 이겨낼 힘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여러 장르에서 활약 중인 박승원은 음악감독을 맡아 소리꾼 본연의 목소리와 각 악기가 지닌 고유한 음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음악을 실험한다. 국립창극단 기악부 조용수(고수)·최영훈(거문고)·황소라(가야금)·전계열(타악)과 생황 연주자 김효영이 연주하는 국악기를 중심으로,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박승원과 임용주가 선보이는 스트링뱀부·율기 등의 특수악기와 전자음악을 더해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이외에도 안무가 장서이, 무대디자이너 이윤수, 영상디자이너 진경환, 의상디자이너 김영진, 분장디자이너 백지영 등이 참여해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절창Ⅳ'의 미장센을 완성한다. 무대는 두 소리꾼과 연주자 그룹이 각각의 세계로 존재하는 콘셉트로 꾸며진다. 무대 중앙조형물에 연주자들이 자리한 가운데, 소리꾼들이 무대 전체를 누비며 관객과 가깝게 소통할 계획이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絶唱)은 이 시대 젊은 소리꾼의 참신한 소리판을 표방한 국립창극단의 기획 시리즈다. 전통 소리의 본질은 지키되 이를 동시대적으로 재구성하고, 소리꾼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치며 관객과 더욱 친밀하게 교감하는 새로운 형태의 판소리 공연을 지향한다. 2021년 초연한 <절창Ⅰ>(연출·구성 남인우)에서는 국립창극단의 김준수·유태평양이 무대에 올라 판소리 ‘수궁가’를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압축하고 다양한 음악적 구성으로 각색해 선보였고, 이듬해 <절창Ⅱ>(연출·구성 남인우)에서는 국립창극단의 민은경·이소연이 판소리 ‘춘향가’와 ‘적벽가’를 씨실과 날실로 엮어 새로운 이야기로 들려줬다. 2023년 절창Ⅲ(연출·구성 이치민)은 국립창극단 이광복과 밴드 ‘이날치’의 보컬로 이름을 알린 안이호의 무대로, 창극단원뿐만 아니라 국악계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소리꾼으로까지 출연진을 확장해 화제를 모았다. 콘서트를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무대를 더해 매 공연마다 "판소리 그 자체로 ‘힙’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판소리를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걸작이 탄생했다” 등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신작 <절창Ⅳ>(연출·구성 임지민)에서는 국립창극단 조유아·김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절창’의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유아는 힘 있고 구성진 소리와 개성 있는 연기의 소유자다. 2016년 입단 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창극 '정년이'의 ‘윤정년’ 역과 '베니스의 상인들' ‘네리사’ 역, '코카서스의 백묵원' ‘그루셰’ 역 등 굵직한 주역뿐만 아니라 '흥보씨'의 ‘외계인’ 역, '귀토' ‘전기뱀장어’ 역처럼 유쾌한 감초 역할까지 도맡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20년 입단한 김수인 역시 창극 '춘향'의 ‘몽룡’ 역, '리어'의 ‘에드먼드’ 역, '베니스의 상인들' ‘바사니오’ 역을 맡아 매혹적인 소리와 춤 실력을 발휘하며 차세대 주역으로 인정받았고, 지난해에는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을 결성하기 위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 JTBC '팬텀싱어4'에 출연해 대중에게 존재를 각인시켰다. 조유아와 김수인이 다재다능한 창극 배우이자 소리꾼으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에는 ‘전통 소리’가 있다. 젊은 소리꾼을 위한 전통 판소리 공연이 많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소리 내공을 오롯이 보여줄 수 있는 ‘절창’은 두 소리꾼에게도 뜻깊은 무대다. 두 사람은 "그간 창극에서 캐릭터의 옷을 입은 배우로 관객을 만나 왔다면, 이번에는 소리꾼 본연의 정체성을 되새기며 ‘절창’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정통 소리의 진면목을 마음껏 펼쳐 보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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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새 시즌 레퍼토리 프로그램 공개국립극장은 19일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3-2024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이하 2023-2024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오는 9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304일간 신작 24편, 레퍼토리 9편, 상설공연 14편, 공동주최 13편 등 총 6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극장은 2012년부터 1년 단위의 공연 프로그램을 미리 기획해 공개하는 레퍼토리시즌을 운영해 왔다.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3개 전속단체의 도전적인 신작 개발과 완성도를 높인 재공연으로 레퍼토리를 쌓은 국립극장이 12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2023-2024 시즌에는 그간 축적해 온 명품 레퍼토리들이 전면에 포진해 있어 제작극장으로서의 면모와 레퍼토리시즌의 성공적 안착을 방증한다. 개막작은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Ⅰ '디스커버리'(9월 1일)다. 여자경 지휘자의 시선으로 국악관현악 명곡을 새롭게 탐미하는 무대다. 국립창극단은 판소리의 깊은 멋을 담아낸 '심청가'(‘23년 9월 26일~10월 1일), 경극을 품은 창극 '패왕별희'(11월 11~18일), 셰익스피어 비극을 우리 언어와 소리로 풀어낸 '리어'(3월 29일~4월 7일) 세 편이 돌아온다. 2013년 초연 후, 국내외의 찬사를 받은 국립무용단 대표 레퍼토리 '묵향'(‘23년 12월 14~17일)은 25번째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사군자를 소재로 정갈한 선비정신을 수묵화처럼 표현한 작품이다. 국립창극단 신작 '만신 : 페이퍼 샤먼'(‘24년 6월 26~30일)은 판소리와 무속음악, 한지와 종이접기가 어우러져 한국적 미학을 집대성하는 무대다. 음악감독‧연출가‧배우로 활동하는 박칼린이 연출하고,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한다. 이 밖에도 판소리의 깊은 멋을 담아낸 ‘심청가’, 경극을 품어낸 창극 ‘패왕별희’, 셰익스피어 비극과 우리 소리가 만난 ‘리어’가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명창들의 명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완창판소리’는 총 7회에 걸쳐 관객들과 만난다. 김수인, 조유아가 ‘절창Ⅳ’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국립무용단 신임 예술감독 김종덕이 안무하는 신작 '사자(死者)의 서(書)'(‘24년 4월 25~27일)는 티베트의 대표적인 불교 경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삶과 죽음, 인간 존재를 반추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틀을 깬 형태의 공연으로 관객에게 가깝게 다가간다. 관현악시리즈Ⅱ '관현악의 기원'(11월 26일)은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몰입하는 이머시브 공연이며, 야외 음악회 '애주가(愛酒歌)'(‘24년 6월 1~2일)는 우리 음악과 전통 술이 함께하는 색다른 시간이다. 남산에 자리 잡은 지 50년을 맞은 국립극장은 이번 시즌, 창의적 협업의 중심지로서 국내외 예술 단체들과 함께 문화적 포용성‧다양성을 실현하고 열린 문화공간으로 변화해 앞으로의 50년을 준비한다. 국립극장 2023-2024 시즌은 지난 11회의 시즌 운영으로 축적된 3개 전속단체 명작 레퍼토리들을 총망라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립창극단은 관객에게 사랑받은 세 편의 작품을 더욱 탄탄해진 내공으로 선보인다. 연출가 손진책과 대명창 안숙선이 완성한 '심청가'(9월 26일~10월 1일)는 격조 높은 판소리의 멋과 정제된 무대미술의 조화를 보여준다. 손끝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경극과 소리에 우주를 담아내는 창극이 만난 '패왕별희'(‘23년 11월 11~18일)는 웅장한 대서사시를 선사한다. 셰익스피어 비극을 우리 소리로 풀어낸 창극 '리어'(‘24년 3월 29일~4월 7일)는 배삼식의 극본에 한승석과 정재일의 음악, 정영두의 연출이 더해져 깊은 여운을 전한다. 2013년 초연 후, 국내외에서 찬사를 받은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 '묵향'(‘23년 12월 14~17일)도 4년 만에 돌아온다. 매·난·국·죽 사군자를 소재로 정갈한 선비정신을 한 폭의 수묵화처럼 담아낸 작품으로, 국립무용단 전 예술감독 윤성주가 안무하고, 디자이너 정구호가 연출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관현악시리즈Ⅰ '디스커버리'(‘23년 9월 1일)를 통해 여자경 지휘자의 시선으로 국악관현악 명곡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해 본다. 여자경은 현재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관현악시리즈Ⅲ '한국의 숨결'(3월 29일)은 한국적 색채의 합창곡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무대다. ‘시조’와 ‘칸타타’를 결합한 이영조의 ‘시조 칸타타’, 시대의 석학 이어령이 조감한 우리 민족 이야기를 가사로 품은 ‘천년의 노래, REBIRTH’를 들려준다. 뛰어난 작품성으로 국내 관객을 사로잡은 3개 전속단체 레퍼토리는 세계무대까지 진출한다. 국립창극단의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8월 9일부터 11일까지 세계적인 예술축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 무대에 오른다.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배삼식이 극본을 쓰고, 싱가포르 연출가 옹켕센이 함께한 작품이다. 2016년 초연 이후, 싱가포르예술축제, 영국 런던국제연극제, 네덜란드 홀란드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빈 페스티벌, 뉴욕 브루클린음악원 등 해외 유수의 무대에서 극찬을 받았다. 국립무용단 '묵향'은 국내 공연에 앞서 캐나다 오타와 국립예술센터(10월 10일)와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10월 18일)에서 해외 관객과 만난다. 한국‧캐나다 수교 60주년과 한국‧미국 동맹 7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공연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한국‧카자흐스탄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진행되는 '한국‧카자흐스탄 전통문화축제'(9월 23일)에서 우리 음악의 매력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는 2023-2024 시즌에도 거침없는 도전 속에 깊이를 더해가는 신작을 선보인다. 국립창극단 신작 '만신 : 페이퍼 샤먼'(‘24년 6월 26~30일)은 무녀의 삶을 통해 인간사 희로애락을 노래하는 작품으로, 판소리와 무속음악, 한지와 종이접기가 어우러져 한국적 미학의 정수를 관통한다. 음악감독과 연출가‧배우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박칼린이 연출하고, 대명창 안숙선이 작창한다. 국립무용단 신작 '사자(死者)의 서(書)'(‘24년 4월 25~27일)는 김종덕 신임 예술감독이 취임 후 선보이는 첫 안무작이다. 관현악시리즈Ⅱ '관현악의 기원'(‘ 11월 26일)은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뛰어넘은 관객 참여형 이머시브 공연으로, 장소 기반 퍼포먼스 및 전시를 선보여 온 서현석이 연출한다. 우리 음악과 전통 술이 함께하는 야외 음악회 '애주가(愛酒歌)'( 6월 1~2일)에서는 오늘날의 풍류를 느껴본다.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대표 레퍼토리 '심청가'(9월 26일∼10월 1일), '패왕별희'(11월 11∼18일), '리어'(2024년 3월 29일∼4월 7일), '묵향'(12월 14∼17일)도 무대에 오른다. '묵향'은 이번이 25번째 공연이다. 또 장애·비장애인 예술가가 창의적으로 협업해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에서 선보이는 '합★체'(9월 14∼17일), 음악극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12월 6∼10일), 음악회 '2024 함께, 봄'(2024년 4월 13일), 여성 농인 배우가 레이디 맥베스를 연기하는 연극 '맥베스'(2024년 6월 13∼16일)와 해외초청작인 밀로 라우의 연극 '에브리우먼'(2024년 5월 10∼12일) 등을 선보인다. 국립무용단이 지난 3년간 이어온 '홀춤' 시리즈를 집대성한 '온춤'(9월 1∼3일), 조선시대 화가 안견의 '몽유도원도'에서 영감을 받은 안무 '몽유도원무'(2024년 6월 28·30일) 등이 공연된다. 박인건 극장장은 "새 시즌 60편의 작품 중 신작은 총 24편이 오른다. 박인건 극장장은 "국립극장의 위상에 걸맞게 기존보다 공연을 10~20% 늘리려 한다”면서 "문턱도 낮춰 많은 분이 참여할 수 있는 국립극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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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리꾼들의 ‘힙’하고 ‘딥’한 소리 판 국립창극단 '절창'국립창극단은 17~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신작 ‘절창’을 공연한다. 국립창극단은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수궁가’를 선정해 4시간가량 소요되는 원전을 100분으로 압축하고, 여러 음악적 구성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담아 각색했다.‘고고천변’과 ‘범피중류’ 등 주요 대목을 독창과 합창으로 들려주고 판소리 리듬에 맞춰 가사를 주고받는다.김준수와 유태평양이 소리꾼으로 출연한다. 국립창극단의 최영훈(거문고)과 조용수(고수), 객원 연주자 전계열(타악)과 박계전(피리·생황)은 라이브 연주를 담당한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絶唱)’은 국립창극단이 이 시대 젊은 소리꾼의 진면목에 주목해 2021년 시작한 기획 시리즈다. 참신한 구성과 현대적인 무대를 바탕으로 소리꾼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치며 관객과 더욱 친밀하게 교감하는 새로운 형태의 판소리 공연이다. "판소리와 창극이 지닌 장점을 두루 살린 새로운 형식” 등 호평을 받았다.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국립창극단은 이번 시즌 두 편의 레퍼토리에 이어 신작까지 차례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절창’에서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수궁가’를 선정,완창하려면 4시간가량 소요되는 원전을 100분으로 압축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로 각색해서 들려준다. 초연 시 ‘고고천변’ ‘범피중류’ 등 주요 대목을 독창뿐만 아니라, 판소리 장단에 맞춰 가사를 주고받는 등의 다양한 입체창 방식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2년 만에 돌아온 이번 무대에서는 평소 막역한 친분을 보여 온 김준수와 유태평양의 더욱 차진 호흡을 기대할 만하다. '절창Ⅱ'는 국립창극단 민은경과 이소연이 꾸미는 판으로 2022년 초연했다. 민은경과 이소연은 각자의 주 전공인 ‘춘향가’와 ‘적벽가’를 중심으로 서로의 소리를 넘나들며 연극적 재담의 묘미를 살린 입체창과 역할극을 선보인다. 대중에게 다소 낯선 ‘적벽가’의 서사를 순차적으로 전개하고 그 흐름에 맞춰 ‘춘향가’ 장면을 뒤섞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 신작 '절창Ⅲ'의 주인공은 밴드 ‘이날치’의 보컬로 이름을 알린 안이호와 국립창극단에서 매 작품 열연을 펼치는 이광복이다. 안이호가 부르는 ‘수궁가’와 이광복이 부르는 ‘심청가’로 구성되며, 판소리의 본질을 오롯이 전하기 위해 각 작품의 주요 대목을 원전 그대로 충실하게 부르는 데 중점을 둔다. 음악적으로는 북․장구․징 등 여러 타악기를 활용해 볼륨감을 풍성하게 살리고, 동해안별신굿 가락을 판소리에 접목해 기존 소리 장단을 변형해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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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리꾼' 민은경·이소연 '절창II'...'적벽가'×'춘향가'젊은 소리꾼의 참신한 소리판을 표방한 국립창극단의 '절창II'가 25일과 2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국립창극단 간판 배우 민은경과 이소연이 출연한다. 지난해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처음 선보인 '절창Ⅰ'에 이어 두 번째 무대다.민은경의 '춘향가', 이소연의 '적벽가'를 중심으로 서로의 소리를 넘나들며 연극적 재담의 묘미를 살린 다양한 입체창과 역할극을 시도한다. '적벽가' 서사를 순차적으로 전개하고 흐름에 맞게 '춘향가' 소리를 교차 구성하는 등 완전히 다른 두 이야기를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또 판소리 '적벽가'가 이름 없는 군사들의 고통을 노래한 작품이라는 점에 착안, 전쟁에서 민중이 겪는 참혹함을 들여다보며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한 전쟁과 평화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1부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간결한 음악으로 두 소리꾼의 독창과 분창·입체창으로 꾸며진다. '적벽가' 중에서 조조의 군사들이 설움을 늘어놓는 '군사설움'과 '춘향가' 중 '이별가' 대목이 중심이다. 불을 주제로 한 2부에서는 각 작품의 눈대목 '적벽화전'과 '사랑가'를 독창으로 들려준다. 3부는 창극 배우로서 갈고닦은 연기력이 돋보이는 무대를 선사한다.2013년 입단 동기인 두 사람은 뛰어난 소리 기량과 연기력으로 다수 작품에서 주역으로 활약해왔다. 우람하고 옹골찬 성음의 민은경은 창극 '리어'의 '코딜리어·광대', '귀토'의 '토녀', '아비. 방연'의 '단종' 등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였다. 담백하면서도 맑은 성음을 지닌 이소연은 창극 '춘향'과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타이틀롤을 비롯해 '명색이 아프레걸'의 '박남옥' 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전통예술에서 연극의 원형을 탐구해온 연출가 남인우와 무대디자이너 정민선이 함께한다. 음양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 '팔괘'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형상화한 형태들이 흩어졌다 재구성되는 움직임으로 판소리의 역동성을 표현한다. 국립창극단 조용수(고수)·최영훈(거문고)과 객원 연주자 전계열(특수타악)·천성대(피리)·손희남(기타)이 라이브 연주를 통해 생동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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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 (29)<br>백자주름문화형접시편청화백자십장생문주병 이규진(편고재 주인) 우리나라 도자기를 읊은 시 중에서 어느 것이 좋으냐 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초정 김상옥 시인의 <백자부>를 가장 좋아한다. 나는 이 시조가 좋아 선배의 달항아리 그림을 엷게 카피해 바탕에 깔고 서예가인 선배 사모님의 글씨를 받아 편고재에 걸어놓고 있다. 그렇다고 하면 1947년 4월 15일 수향서헌에서 발행한 초정 시인의 첫시집 <초적>에서 원문 그대로 시를 인용해 보기로 하자. 찬서리 눈보라에 절개 외려 푸르르고 바람이 절로 이는 소나무 굽은 가지 이제 막 백학 한쌍이 앉아 깃을 접는다 드높은 부연끝에 풍경소리 들리던 날 몹사리 기달리던 그린 임이 오셨을 제 꽃아래 비진 그 술을 여기 담아 오도다 갸우숙 바위틈에 불로초 돋아나고 채운 비껴 날고 시내물도 흐르는데 아직도 사슴 한마리 숲을 뛰어 드노다 불속에 구워내도 얼음같이 하얀 살결! 티 하나 내려와도 그대로 흠이 지다 흙속에 잃은 그날은 이리 순박하도다 시는 절창이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시를 자세히 보면 제목과 내용이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든다. 물론 백자라고 하면 청화 철화 동화 흑상감 등이 들어가도 백자로 통칭이 된다. 하지만 이런 명칭들과 함께 쓰지 않고 그냥 백자라고만 하면 우선 순백의 백자를 연상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백자부'에서도 우선 연상되는 것은 아무런 장식이 없는 백자다. 그런데 '백자부'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백자는 순백의 백자가 아닌 것이다. 백자부를 살펴보면 소나무 학 불로초 사슴 등이 보인다. 꼭 열 가지가 아니더라도 이런 것들이 들어가면 십장생이라고 부른다. 그런가 하면 ‘꽃아래 비진 그 술을 여기 담아 오도다’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술을 담아 오는 것은 당연히 술병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하면 백자부는 내용으로 보아 '청화백자십장생문주병'이어야 맞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이런 지엽적인 문제들이 작품의 가치에 크게 손상을 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차제에 십장생문이 들어간 청화백자 도편이 없을까 하고 자료를 찾아보니 마땅한 것이 없었다. 그래 포기를 하고 돌아서려다 보니 전에 답십리에서 구해 두었던 백자주름문화형접시편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정선된 태토에 약간 청색이 가미된 흰빛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깔끔해 <백자부>에서 보이는 ‘불속에 구워내도 얼음같이 하얀 살결, 티 하나 내려와도 그대로 흠이 지다’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백자주름문화형접시편은 색깔도 눈부시지만 모양 또한 참으로 보기 드문 것이다. 안쪽에서 들어간 부분이 밖에서는 상대적으로 불거진 모습인데 일정하게 간격을 두고 펼쳐진 주름무늬는 눈부신 색깔과 어울려 그 모양이 너무도 아름다워 백자의 진수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시와 도자, 도자와 시. 오늘은 초정 김상옥 시인의 백자부로 인해 도자에 대해 그리고 도편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보게 되는 그런 날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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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지난 16일 방송된 JTBC ‘풍류대장-힙한 소리꾼들의 전쟁’ 7회는 살 떨리는 팀 배틀 3라운드의 막이 올랐다. 33팀이 3라운드에 진출한 가운데,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 K-에너지가 넘치는 밴드 소리맵시, 정가 어쿠스틱 밴드 해음, 리듬 천재 보컬이 속한 음유사인, 파워풀한 소리꾼 오단해, 크로스오버 절대강자 억스(AUX), 정가 KPOP 밴드 잔향, 판소리하는 트로트 남자 강태관, 대체불가 풍물밴드 이상, 일렉트릭 국악 밴드 촘촘이 2라운드 톱10에 등극했다. 2라운드 톱10에게는 팀을 선택할 수 있는 막강한 혜택이 주어졌다. 톱10이 선택한 10팀, 그리고 선택을 받지 못한 6팀이 대결을 벌였다. 최고점 1등 팀은 전원 톱10, 2등 팀은 전원 합격, 3등 팀은 전원 탈락하게 된다. 3라운드에 오르기까지 압도적인 실력을 입증한 소리꾼들이기에 도무지 떨어질 참가자가 보이지 않는 반전의 경연이 시작됐다. 첫 번째 조에서는 음유사인&윤대만, 이아진&임재현&권미희, 해음&최예림이 맞붙었다. 권미희는 박칼린이 2라운드에서 와일드카드로 구제했다는 반전이 공개됐다. 소리꾼으로서 제일 눈이 갔다는 박칼린의 극찬에도 탈락 위기에 놓였던 권미희. 반전의 와일드카드로 3라운드에 오른 권미희는 이적이 와일드카드로 구제했던 이아진, 다양한 장르의 크로스오버를 보여준 가야금 병창 임재현과 한팀을 이뤘다. 이들은 ‘흥부가’ 중 ‘제비노정기’를 디스코로 재해석해 흥겨운 무대를 만들었다. 음유사인과 윤대만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를 마치 주술을 걸듯 몽환적인 분위기로 변주해 압도적인 기운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의 압권은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무대를 완성한 해음과 최예림이었다.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시선을 뗄 수 없는 무대를 만들었다. 이들은 자우림의 ‘마왕’을 정가와 판소리를 섞어 기승전결이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기립 박수를 보낸 이적은 "10년 정도 하고 있는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본 느낌”이라고 극찬했다. 박칼린은 "소리꾼들은 원래 국악의 다른 장르끼리는 섞지 않는다”라면서 "그동안 왜 섞지 못했나 싶다. 뮤지컬 출신인 저로서는 500점을 드리고 싶다”라고 호평을 했다. 해음&최예림이 800점 만점에 782점을 받아 톱10이 됐고, 음유사인&윤대만이 745점을 받아 742점을 받은 임재현&이아진&권미희 조를 꺾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다음 조에선 서도밴드&이윤아, 소리맵시&최재구, 서일도와 아이들&토리스가 대결을 벌였다. 먼저 소리맵시&최재구는 리쌍의 ‘광대’를 국악인들의 ‘웃픈’ 현실을 담아 국악의 흥과 한과 힙을 보여줬다. 서도밴드&이윤아는 자작곡 ‘희망의 아리랑’을 열창, 박칼린에게 "퍼펙트”라는 극찬을 받았다. 서일도와 아이들&토리스는 보컬만 8명이어서 화음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었다. ‘풍류대장’에서만 볼 수 있는 신명나는 세계 최초 아카펠라 마당극을 만들었다. 솔라는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라고 칭찬하며 울먹였다. 무대에 담긴 진심을 알아준 솔라. 서일도는 고마운 마음에 눈물을 쏟았다. 서도밴드&이윤아가 800점 만점에 768점을 받으며 톱10이 됐다. 서일도와 아이들&토리스는 756점을 받아 탈락했다. 최재구&소리맵시는 765점을 받아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서도밴드는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3연속 톱10에 오르며 조선팝 창시자다운 크로스오버 절대강자의 위엄을 과시했다. 세 번째 조는 이상&고영열, 촘촘&온도, 류가양&심풀, bob&윤세연이 맞대결을 벌였다. 4팀 중 2팀이 탈락해야 하는 상황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상상 이상의 풍물밴드 이상과 언제나 혼신의 절창을 보여주는 고영열은 고(故)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선곡했다.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이 담긴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 장면이 흘러나오며 모두가 숙연해졌다. 할아버지를 보낸 할머니의 구슬픈 인사말, 솔라는 노래가 시작도 하기 전에 울기 시작했고 김종진, 이적도 울컥해 했다. 애절함이 극대화된 감동적인 창극이었다. 김종진은 겨우 감정을 부여잡고 "2000년대에 들은 음악 중 애절한 음악이었다”라면서 "아직도 먹먹하다. 참 감동적인 무대였다”라고 칭찬했다. 이적은 "익숙하지만 새로웠다”라면서 "마치 박정현, 임재범의 ‘사랑보다 깊은 상처’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촘촘과 온도는 조합 자체가 ‘사기’인 팀이었다. 이들은 김광진의 ‘동경소녀’를 일렉트로닉하고 몽환적으로 재탄생시켜 보컬의 조합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가양과 심풀은 빅뱅의 ‘판타스틱베이비(FANTASTIC BABY)’, bob와 윤세연은 에스파의 ‘넥스트레벨(Next Level)’이라는 파격적인 선곡을 해서 신명나는 무대를 보여줬다. 이상과 고영열이 800점 만점에 761점을 받아 톱10이 됐다. 이상은 서도밴드와 마찬가지로 3번 연속 톱10의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촘촘과 온도가 730점을 받아 2등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류가양&심풀, bob&윤세연은 각각 712점, 723점을 받아 아쉬운 탈락을 했다. 이적은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주시길 바란다”라고 응원했다. 방송 말미에 공개된 8회 예고는 톱10의 파격적인 선택이 살짝 공개되며 기대를 높였다. "미쳤나봐. 너무 잘해”라는 이적의 감탄과 789점이라는 역대 최고점 무대가 예고됐다. 또한 심사위원들이 펑펑 눈물을 쏟는 모습이 담기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3라운드가 끝나고 4라운드 라이벌 매치의 시작도 알렸다. 톱10만 대결 상대를 알 수 있고 톱10이 아닐 경우 대결 상대를 경연 직전에 알게 되는 피 말리는 승부가 예상됐다. 7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수도권 3.8%, 전국 3.7%를 기록하며 호응을 이어갔다. ‘풍류대장’ 8회는 오는 23일(화) 밤 9시에 JTBC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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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의 여로(6)<br>백자개구리연적편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규진(편고재 주인) 이제는 고인이 된 이 형기 시인에게서 강의를 한 학기 들었던 적이 있었다. 따라서 이 시인은 내게는 스승이나 다름없는 분이다. 그런데 세월이 참으로 많이 흐른 탓인지 당시의 강의 내용도 강의 모습도 전혀 떠오르지를 않는다. 대신 이 시인 하면 그분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낙화(落花)'가 생각난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시는 절창이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원숙하다는 느낌이 든다. 인생의 고비 고비를 넘어 살아온 날들을 돌아볼 수 있는 나이에 이른 듯한 노숙함이 묻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는 놀랍게도 이 시인이 20대에 쓴 시다. 한 마디로 나이에 비해 조숙한 시라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사실 이 시인은 조숙한 시인이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최연소 기록을 세우며 '문예'지로 등단을 했으니 조숙한 시인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예지 등단과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등단 후 인사차 진주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 까까머리 학생인 이 시인에게 조 연현 당시 문예지 주간은 여관방을 잡아주고 심심할 테니 소일하라며 술 한 병과 담배 한 갑을 사 넣어 주었다니 조숙함을 인정한 배려였을까? 그런데 '낙화'중에서도 절창 중의 절창인 첫 연의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생각하면 내게는 떠오르는 도편 한 점이 있다. 백자개구리연적편이 그것이다. 이 백자개구리연적편을 언제 어디서 구했는지는 기억에 없다. 하지만 정겨움 때문에 오랜 세월 내 곁에서 내 눈길을 자주 받아온 것만은 부인할 수가 없는 일이다. 사실 개구리는 특이한 동물이다. 허파로 숨을 쉬는 것이 부족해 살갗으로도 숨을 쉰다. 따라서 비가 오면 숨쉬기가 편해져 즐겁게 울어댄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불효자 청개구리의 슬픈 울음소리라고 돌려 말하기도 한다. 평소 말을 안 듣고 반대로만 행동을 하는 아들 청개구리에게 어미는 죽은 후 냇가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한다. 평소의 소행대로라면 반대로 물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묻어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를 어쩌랴. 아들은 어미의 죽음을 통해 철이 났던지 냇가에 무덤을 쓰고 만 것이다. 그리고는 비만 오면 떠내려 갈까 걱정이 되어 슬피 운다는 것이다. 이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통해 효를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훈적인 전설일까. 개구리 연적은 청자에서도 더러 보이지만 조선조 후기 백자에서 많이 보이는 기종이다. 이 시기에 이르면 도자기,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문방구의 나라답게 각양각색의 연적들이 많이 만들어지는데 개구리 연적도 그 중 한 종류다. 하지만 이 백자개구리연적편은 조선조 초기 것이어서 이런 후기 것들과는 차원을 달리 한다. 희색 빛이 많이 도는 경질로서 아무런 문양 없이 개구리 모양을 이루고 있는데 앞부분은 깨어져 달아나고 뒷부분만 남아 있다. 그것이 오히려 앞부분은 상상의 여지를 남긴 채 뒷부분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면 과장일까. 개구리는 앞다리에 비해 뒷다리가 길다. 그래서 몸체에 비해 멀리 점프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백자개구리연적편도 근육질의 뒷다리와 섬세한 물갈퀴를 통해 점프하기 직전의 웅크리고 있는 긴장감이 여실히 느껴진다. 윗부분은 대칼 같은 것으로 안을 깍아내어 형체를 만든 후 평평한 밑부분 판 위에 접착을 시켜 물을 담을 수 있도록 속을 비게 만들었는데 굽은 평굽이다. 앙징스럽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 백자개구리연적편을 보고 있노라면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오랜 된 속담도 떠오르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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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창극으로 만나는 천상의 소리, ‘장문희의 아리아’그녀의 소리에 바람이 멈추고 파도가 잠잠해진다. 화려한 고음, 천상의 소리다. 지난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창극, ‘최북의 그리움을 그리다’에서 고품격 음색과 기량으로 탄탄하고 깊은 성음을 갖춘 장문희 명창이 관객의 혼을 앗아갔다. 이날 장 명창은 섬세한 연기와 범접할 수 없는 소리로 프리 마돈나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번 창극은 실존 인물인 화가 최북과 박필현의 난을 모티브로 가상 인물이 혼재된 이야기다. 풍성한 관현악에 실력파 소리꾼들과 한 폭의 그림으로 수를 놓는 무용수들이 함께했다. 무대는 과거와 현재, 회상과 환상 장면을 한 차원 높은 영상기술을 접목하여 판타지적 무대 미학을 연출했다. 최북은 시대와 타협하지 않은 자로 그림을 그리기 싫으면 절대 그리지 않았다. 괴팍하고 사나운 성격으로 자신의 한쪽 눈을 찔러 애꾸가 되었는데, 사랑하는 여인 설야를 만나면서 예술적 세계관을 완성해 나가는 스토리다. 음악은 남도민요 흥타령의 슬프고 애절한 계면조를 큰 줄기로 삼았다. 여기에 우조와 평조 등 다양한 선법을 선보여 대중적으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편곡되었고, 수성가락도 함께 했다. 이 날 수성가락 장면에서는 관객의 추임새로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기도 했다. 흥타령 중에 ‘꿈이로다’는 초장에 설야 역을 맡은 장문희 명창의 아리아로 시작한다. 전체 11장의 구성 중에 1장과 에필로그에서도 만날 수 있고, 갈수록 배가 되는 감동을 선사한다. 흥타령을 포함하여 이날 장 명창이 선보인 아리아는 절창 중의 절창이다. 창극의 큰 흐름을 따라 장 명창이 부른 주옥같은 아리아 중에 ‘흥타령’과 ‘최북과 설야의 이중창’을 소개한다. 먼저 서곡이 연주된다. 서막에 연주되는 이 곡은 창극 전체의 아리아와 밀접한 곡이 되기도 한다. 크게는 3악장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시작은 밝고 신비롭다. 두 번째는 느려지고 잔잔하며 마지막은 더 빨라진 템포다. 밝고 몽환적인 화려한 선율로 단숨에 관객을 끌어당기더니 이내 잔잔하며 느린 장단으로 바뀐다. 밝음은 유지되면서 평온하지만 갈수록 아련하고 슬픔이 묻어난다. 이때는 몇 가지 악기로 구성되어 현악기 위에 소금과 생황 등 반짝이는 윤슬처럼 유유히 흘러간다. 후반으로 가면서 템포는 빨라지고 타악기의 두드림은 무대의 바늘구멍만 한 틈까지 채워간다. 처음보다 더 웅장하고 화려한데 가슴을 아리게 하는 슬픔과 애절함도 배가 되어 다음에 전개될 무대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든다. 무대에는 호생관(노년의 최북)이 등장하고 신비롭고 몽환적인 곡이 연주된다. 물안개가 살포시 피어오르듯 잔잔하게 흐르는 선율이다. 눈 위에서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설야의 흥타령이 들려오자 소리를 붙잡으려는 듯 쫓아간다. 프롤로그 흥타령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꿈이로다 너도나도 꿈 속이요, 이것저것 다 꿈이로다 (간주)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랴는 꿈, 꿈을 꾸어서 무엇하리” 설야는 등장하지 않고 관객이 귀로만 듣는 소리다. 장 명창의 소리. 아득하고 아련하여 진한 여운을 남긴다. 단단한 힘 속에 맑고 고운 음색. 38년 농익은 소리, 오직 소리 인생만 걸어 온 깊고도 짙은 비교 불가 성음이다. 온전한 감동을 주는 것은 듣는 자가 부르는 자의 몸과 표정에서는 나오는 숨은 감정과 표현들까지 발견할 때 감동의 무게는 커진다. 그래서 소리 하는 사람은 최고의 소리와 감동을 전하기 위해 잘 부르는 것 하나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잘 부르는 기술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판소리만이 아니라 대중가요나 어떤 장르의 노래를 하는 사람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심취되고, 몰랐던 곡을 듣게 되므로 음악과 친해지기도 한다. 듣는 것으로 감동도 받지만 소리꾼의 몸짓과 표정까지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날 장 명창은 무대 뒤에서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운명적 만남’을 주제로 1장이 열리고 설야가 등장한다. (1장)흥타령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꿈이로다 너도나도 꿈 속이요, 이것저것 다 꿈이로다 (간주)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라는 꿈, 꿈을 꾸어서 무엇하리 갈가부다 갈가부다 임따라서 갈가부다 초장의 슬픔은 진계면까지 가지 않고, 절제되어 여운을 남긴다. 반면 1장은 슬픔이 한층 더 짙어졌다. 애절하고 절절해 전신의 근육은 소리를 향해 수축되고 가슴에는 애끓는 파장이 흐르게 된다. 간주 후에 ‘꿈에 죽어 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랴는 꿈’에서 초장과 1장은 차이가 있다. 초장에는 ‘깨랴는 꿈’이 음정을 낮게 불러 평온하게 흘러간다. 1장에서는 고음으로 질러 한스러움이 절정에 이르고 관객의 가슴을 후려친다. ‘깨랴는 꿈’의 차이점은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부터 음의 높낮이와 힘의 세기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작은 부분 하나하나 장 명창의 섬세한 기량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앞서 들었어도 새롭다. 1장은 부모를 잃은 슬픔으로 목숨을 버리려는 설야를 최북이 구하면서 만남이 시작되었다. 2장부터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슬프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들의 코믹하고 재미있는 장면과 함께 지루할 틈이 없이 흘러간다. 설야의 가족은 아버지가 역모에 가담되어 집안끼리 혼인을 약속했던 정혼자 아비의 밀고로 목숨을 잃었다. 최북은 여러 시도 끝에 결국 설야의 마음을 얻게 되고 둘은 추노꾼의 추적을 받으며 도망자 신세로 살아간다. 10장에서는 부안 채석강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으로 시작한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최북과 강을 바라보고 있는 설야의 장면이다. 그리고 이중창이 펼쳐진다. 꿈속의 세상-설야와 최북의 이중창 설야-이렇게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내가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 분홍 복사꽃 잎 휘날리는 길을 당신과 함께 걷죠 최북-새하얀 미소 지으며 날아오른 원앙 한 쌍 화선지에 그려 넣으며 당신과 함께 길 위에 있네 두 사람-그곳이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말고 그곳이 그림이면 이대로 영원하리(반복) 따뜻하고 평화로운듯하지만 두 사람의 처한 현실은 안개처럼 사라 질 것 같아 애틋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곡이다. ‘영원히 깨지 말고 이대로 영원하리’는 마치 다가올 미래가 그렇지 못함을 암시하기에 그들의 소망은 애상적으로 느껴진다. 서로 주고받으며 화음으로 이어져 화려하고 풍성하게 전달된다. 이 곡은 판소리 창법을 조금 덜고 부른다. 판소리 창법을 절제하여 대중들이 전통 판소리를 좀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 작창된 듯하다. 붙잡고 싶은 꿈, 버려야 할 꿈, 함께 하고 싶은 꿈, 그림으로 그려지면 떠난 자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꿈 등. 꿈은 이번 창극에서 중요한 제재로 작용한다. 꿈이 영원하길 바랐지만 설야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 최북이 그린 그리움이 된다. 창극은 끝났다. 이제 그리움은 관객들의 몫이다. "그곳이 그림이면 이대로 영원하리!” 최북과 설야의 절창, 2021년에 탄생한 아리아로 가슴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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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악계 별들 25: 회심곡의 프리마돈나, 김영임 명창한명희/이미시문화서원 좌장 뿌리 없는 나무 없듯이 조상 없는 자손도 있을 수 없다. 오늘 우리의 존재는 조상 덕분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조상의 은덕을 까맣게 잊고 살기 일쑤다. 전통적인 효도사상이 희미해지고 물질만능의 탐욕 사회가 도래하면서 부모님의 망극한 은혜를 너나 없이 잊고 사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오늘만 있는 찰나의 인생들이 아니기에 가끔은 내일도 생각해 보고, 인연의 인과율도 음미해 가며 부모님이라는 뿌리에 대한 막중한 연분도 재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일상적으로 느끼는 부모 자식 간의 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음에 틀림없다. 자식은 마음으로는 부모를 공경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삶의 일상 속에서는 본심과는 달리 적지 않은 괴리가 생긴다. 그러니 옛 선인들의 시조처럼 영별永別 후에 남는 후회만이 되풀이되기 십상이다. 어버이 살아실제 섬기길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전통음악 중에서 부모님의 은덕이나 효행에 관련한 악곡을 꼽으라면 단연 회심곡回心曲이 아닐 수 없다. 회심곡은 원래 불교 계통의 음악이었지만,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사를 윤색하고 여기에 서도소리조 가락을 입혀서 노래하는 곡이다. 한때 조선일보사에서는 매년 5월 8일 어버이날에 어김없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어버이들을 위한 국악대공연을 치루어 왔다. 이때 단골 메뉴로 편성되던 곡이 바로 회심곡이었으며, 그 회심곡은 으레 김영임 명창이 불렀다. 그만큼 경기민요의 김영임 명창은 회심곡의 대명사랄 만큼 회심곡의 절창이었으며 프리 마돈나였다. 지금도 연세가 지긋한 분들의 뇌리 속에는 붉은 띠를 두른 하얀 가사袈裟에 고깔을 쓰고 꽹과리를 치며 낭랑한 성음으로 숙연하게 회심곡 한 자락을 불러제끼는 김 명창의 인상적인 모습이 한 폭의 정물화처럼 선명히 박혀 있을 것이다. 회심곡의 가사에 스스로 감화가 되어서인지, 김영임 명창은 잘 알려진 효부다. 공연예술계에서 인기를 좀 얻으면 우쭐한 기분에 알게 모르게 자만심이 앞서며 주변을 얕보는 경향이 있는데, 김 명창은 그 같은 세태와는 아예 거리가 멀다. 그 바쁜 일정과 화려한 무대생활 속에서도 시부모님을 비롯한 친척분들과 주위 사람들을 정성껏 보살핀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나와의 인연도 얕지 않아서 내가 치러 오는 현충일 추모음악회에 헌신적으로 출연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며, 덕소 이미시문화서원에 내외분이 들러 담소를 나누며 그가 좋아하는 능이버섯탕을 함께 즐긴 적도 꽤 있다. 예부터 효도는 백행지본百行之本, 즉 모든 인간행위의 토대요 근본이라고 했다. 효심孝心 없이 성실한 사람 없고, 효도하는 데 남에게 지탄받는 사람 없다. 효도는 곧 일종의 수기修己다. 효를 통해서 사람 됨됨이를 닦았는데 지탄받을 일을 할 리가 만무하다. 그러고 보면 효도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긴요하기 짝이 없는 현재진행형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여기 김영임 명창의 회심곡 일부를 조용히 음미하며 생각의 기회를 가져 보는 것도 좋을 성싶다. 일심一心으로 정념精念 아하아미로다 보호옹오… 억조창생億兆蒼生은 다 만민시주萬民施主님네 이내 말삼을 들어보소, 인간세상人間世上에 다 나온 은덕恩德을랑 남녀노소男女老少가 잊지를 마소, 건명전乾命前에 법화法華도 경經이로구나, 곤명전坤命前에도 은중경恩重經이로다. 우리 부모 날 비실 제 백일정성百日精誠이며 산천기도山川祈禱라 명산대찰名山大刹을 다니시며 온갖 정성精誠을 다 드리시니 힘든 남기 꺾어지며 공功든 탑塔이 무너지랴.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부모님전의 복福을 빌고 칠성七星님전 명命을 빌어 열달배설한 후 이 세상에 생겨나니 우리 부모 날 기를제 겨울이면 추울세라 여름이면 더울세라 천금千金 주어 만금萬金 주어 나를 곱게 길렀건만, 어려서는 철을 몰라 부모 은공을 갚을소냐, 다섯하니 열이로다. 열의 다섯 대장부라 인간칠십 고래희古來稀요 팔십 장년長年 구십 춘광春光 백살을 산다 해도 달로 더불어 논論하며는 일천一千하고 이백二百달에 날로 더불어 논論하며는 삼만육천일三萬六千日에 병든 날과 잠든 날이며 걱정근심 다 제除하면 단사십單四十을 못 사는 인생人生 어느 하가何暇 부모 은공 갚을소냐. 청춘靑春 가고 백발 오니 애닯고도 슬프도다, 인간공로人間空老 뉘가 능히 막아내며 춘초연년록春草年年綠이나 왕손王孫은 귀불귀歸不歸라 초로草露 같은 우리 인생 한번 아차 돌아가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김영임은 아침 햇살처럼 밝고 가을하늘처럼 청아한 성색과, 춘설이 잦아진 냇가의 버들개지처럼 삽상颯爽하고 유연柔軟한 창법으로 만인의 심금을 공명시키는 대표적 스타 가객이다. 특히 그녀는 한국 전통문화의 좋은 덕목의 하나인 효도를 몸소 수범해 가는 자상하고 사려 깊은 여인으로 널리 칭송되기도 하는데, 효행을 주제로 한 ‘회심곡’이 바로 그녀의 대표적 인기곡이라는 사실 또한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하겠다. (본 연재는 이지출판사 출간 '한악계의 별들'에서 발췌하여 게재한다. 이를 허락해주신 출판사와 필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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追慕-冥福을 빕니다! 이은주 명인국악신문이 기록한 우리들의 이은주 선생님은! 1922년 경기도 양주군 장한명에서 ‘윤란’ 탄생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목소리’라는 ‘銀珠’ 득명. 원경태선생의 문하에서, 이창배선생과 함께한 지도자. 홍명극장·단성사·TBC경창대회 장원과 1등의 명성. 대동강물을 먹지 않고서도 서도소리 ‘수심가’로 1등. 전쟁통에 ‘태평가’를 복원하여 ‘짜증을~’ 덜어 태평을 기원. 유성기 SP음반 80여장, LP음반 300여장을 취입한 역사. 1969년 안비취 묵계월과 함께 57호 경기민요 보유자. 1999년 경기12잡가 전곡을 79세라는 최고령 녹음. 경기소리 긴아리랑과 정선아리랑 절창의 목구성. KBS국악대상·옥관문화훈장·국악협회 10대명인 선정. 긴아리랑과 이별가로 명창 여부 가늠하는 척도 제시. 소리인생 84 천수, 세수 98세 만수, 그 명성 만만세. 아! 인금구망(人琴俱亡)이요 인금병절(人琴幷絶)! 국악신문, 2020. 1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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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 듀오 ‘다시(Dasi)’ 데뷔 앨범 ‘낯선 곳으로의 여행’ 발표아쟁 듀오 ‘다시(Dasi)’ 데뷔 앨범 ‘낯선 곳으로의 여행’ 발표창작곡과 함께 록의 명곡 'Stairway to Heaven' 등 3곡 담겨아타(아쟁 타는 언니)와 신재은이 결성한 아쟁 듀오 ‘다시(Dasi)’가 창작곡과 록 명곡을 아쟁 연주로 풀어낸 데뷔 음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디지털 음원으로 발표했다. 아쟁의 명인 김일구, 김창곤, 이관웅 선생을 사사한 아타와 신재은은 전통과 퓨전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주 활동을 통해 국악의 깊이를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해석해내는 실력파 연주가다. ‘다시’는 순우리말로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라는 뜻이다. 아쟁 듀오 ‘다시(Dasi)’는 국악뿐 아니라 팝, 록, 일렉트로닉,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쟁으로 새로이 해석해 관객들과 나눈다는 취지로 결성됐다. 이번 디지털 싱글 음반에는 창작곡 ‘flowing’과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White Rabbit’,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 3곡이 담겨 있다. ‘flowing’은 민요 ‘뱃노래’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인 만큼 떠나고 헤어지는 정경의 애절함이 깃들어 있는데, 아쟁의 애잔한 선율은 이별의 애절함을 더해준다. 특히 두 아쟁의 다양한 연주로 표현된 이 곡은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 아쟁의 현란한 연주가 이어진다. ‘White Rabbit’은 1960년대 후반 사이키델릭 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연주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사이키델릭 록 특유의 분위기와 아쟁 소리의 친근성은 다시(Dasi)의 연주로 분명히 확인된다.거칠고 강렬하게 주고받는 두 아쟁 소리를 듣다 보면 애원감은 한층 고조된다.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은 박동감 넘치는 전개와 소름 끼치는 절정 덕분에 명곡으로 칭송받고 있는데, 다시(Dasi)는 소아쟁과 대아쟁을 통해 신비하고도 동양적인 분위기로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도입부의 스산한 분위기부터 일정함을 유지하는 중간 부분까지는 신재은이 목소리를 냈다. 아쟁은 시종일관 곡을 이끌기보다는 간간이 노크하듯 묵직하게 받치는 자리로 남아 있다. 특히 원곡에서는 일렉트로닉 기타 사운드 전환과 헤비적인 사운드를 드러내는 과정을 거친 후 로버트 플랜트의 절창으로 끝을 맺는데, 이 음반에서는 보컬이 아쟁 연주로 대체되어 아쟁 특유의 음색을 감상할 수 있다. 다시(Dasi)는 “데뷔 음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소리를 찾아 이제까지 가본 적이 없는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났다. 처음엔 두렵기도 하고 목적지에 제대로 도달할 수 있을까 염려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통해 음악 인생의 또 다른 묘미를 맛보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록곡 1. flowing (창작곡) 2. White Rabbit 3. Stairway to Heaven 아쟁 듀오 ‘다시(Dasi)’ 소개 순우리말 ‘다시’는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아쟁 듀오 ‘다시(Dasi)’는 국악뿐 아니라 팝, 록, 일렉트로닉,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쟁으로 새로이 해석하고 이를 개성 넘치는 연주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구성원 '아타' 는 추계예술대학교 출신으로 전통과 퓨전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주 활동 및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하여 전통음악의 깊이를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아쟁의 명인 김일구, 이관웅 선생에게 아쟁산조를 사사하고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올곧게 전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신재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출신으로 현재 시흥시립전통예술단에 몸담고 있다. 과거 '아시안 뮤직 앙상블A.M.E'와 '앙상블 달문'의 구성원으로서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국내외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였고, 국악을 널리 알리는 데에 힘썼다. 또 끊임없이 전통을 공부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국악의 미래를 꿈꾸며 그리고 있다. 아타 프로필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 졸업서울 추계예술대학교 졸업 경 력 - 용인문화재단 ‘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예술감상교육 국악 아쟁 강의 - 아트라컴퍼니 ‘ 우리아이 문화예술체험 ’ 기획 및 진행 - 예지음악학원 방학특강 기획 및 교육 - 前아쟁앙상블 ‘ 아쟁의 꿈 ’ 멤버- 前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 비상임 활동 - 前넘버벌뮤지컬 ’ 판타스틱'전속배우활동 - 현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아트라컴퍼니 실장 - 현 ) ‘ 팀투블라썸 ’ 멤버 신재은 프로필 국립전통예술중학교 졸업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졸업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졸업 現)시흥시립전통예술단 단원現)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서울시 예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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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쟁 듀오 ‘다시(Dasi)’ 데뷔 앨범 ‘낯선 곳으로의 여행’ 발표아타(아쟁 타는 언니)와 신재은이 결성한 아쟁 듀오 ‘다시(Dasi)’가 창작곡과 록 명곡을 아쟁 연주로 풀어낸 데뷔 음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디지털 싱글 음원으로 발표했다. 아쟁의 명인 김일구, 김창곤, 이관웅 선생을 사사한 아타와 신재은은 전통과 퓨전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주 활동을 통해 국악의 깊이를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해석해내는 실력파 연주가다. ‘다시’는 순우리말로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라는 뜻이다. 아쟁 듀오 ‘다시(Dasi)’는 국악뿐 아니라 팝, 록, 일렉트로닉,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쟁으로 새로이 해석해 관객들과 나눈다는 취지로 결성됐다. 이번 디지털 싱글 음반에는 창작곡 ‘flowing’과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White Rabbit’,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 등 3곡이 담겨 있다. ‘flowing’은 민요 ‘뱃노래’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인 만큼 떠나고 헤어지는 정경의 애절함이 깃들어 있는데, 아쟁의 애잔한 선율은 이별의 애절함을 더해준다. 특히 두 아쟁의 다양한 연주로 표현된 이 곡은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에 아쟁의 현란한 연주가 이어진다. ‘White Rabbit’은 1960년대 후반 사이키델릭 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연주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사이키델릭 록 특유의 분위기와 아쟁 소리의 친근성은 다시(Dasi)의 연주로 분명히 확인된다. 거칠고 강렬하게 주고받는 두 아쟁 소리를 듣다 보면 애원감은 한층 고조된다.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은 박동감 넘치는 전개와 소름 끼치는 절정 덕분에 명곡으로 칭송받고 있는데, 다시(Dasi)는 소아쟁과 대아쟁을 통해 신비하고도 동양적인 분위기로 색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도입부의 스산한 분위기부터 일정함을 유지하는 중간 부분까지는 신재은이 목소리를 냈다. 아쟁은 시종일관 곡을 이끌기보다는 간간이 노크하듯 묵직하게 받치는 자리로 남아 있다. 특히 원곡에서는 일렉트로닉 기타 사운드 전환과 헤비적인 사운드를 드러내는 과정을 거친 후 로버트 플랜트의 절창으로 끝을 맺는데, 이 음반에서는 보컬이 아쟁 연주로 대체되어 아쟁 특유의 음색을 감상할 수 있다. 다시(Dasi)는 “데뷔 음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소리를 찾아 이제까지 가본 적이 없는 길을 따라 여행을 떠났다. 처음엔 두렵기도 하고 목적지에 제대로 도달할 수 있을까 염려도 많이 했다. 하지만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통해 음악 인생의 또 다른 묘미를 맛보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록곡 1. flowing (창작곡) 2. White Rabbit 3. Stairway to Heaven 아쟁 듀오 ‘다시(Dasi)’ 소개 순우리말 ‘다시’는 ‘하던 것을 되풀이해서’,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로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아쟁 듀오 ‘다시(Dasi)’는 국악뿐 아니라 팝, 록, 일렉트로닉,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쟁으로 새로이 해석하고 이를 개성 넘치는 연주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구성원 '아타'는 추계예술대학교 출신으로 전통과 퓨전을 아우르는 다양한 연주 활동 및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하여 전통음악의 깊이를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아쟁의 명인 김일구, 이관웅 선생에게 아쟁산조를 사사하고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올곧게 전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신재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출신으로 현재 시흥시립전통예술단에 몸담고 있다. 과거 '아시안 뮤직 앙상블A.M.E'와 '앙상블 달문'의 구성원으로서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국내외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였고, 국악을 널리 알리는 데에 힘썼다. 또 끊임없이 전통을 공부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국악의 미래를 꿈꾸며 그리고 있다. 아타 프로필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 졸업서울 추계예술대학교 졸업 경 력 - 용인문화재단 ‘ 꿈다락토요문화학교 예술감상교육 국악 아쟁 강의 - 아트라컴퍼니 ‘ 우리아이 문화예술체험 ’ 기획 및 진행 - 예지음악학원 방학특강 기획 및 교육 - 前아쟁앙상블 ‘ 아쟁의 꿈 ’ 멤버- 前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 비상임 활동 - 前넘버벌뮤지컬 ’ 판타스틱'전속배우활동 - 현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아트라컴퍼니 실장 - 현 ) ‘ 팀투블라썸 ’ 멤버 신재은 프로필 국립전통예술중학교 졸업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졸업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졸업 現)시흥시립전통예술단 단원現)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서울시 예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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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창판소리(제야)- 정의진의 정광수제 흥보가 12월 31일일 시 : 2008년 12월 31일 오후 8시 주 최 : 국립극장 장 소 : 달오름극장 문 의 : 02-2280-4114~6(국립극장 고객지원실) “웅장하면서도 동시에 아기자기한 연행의 진미를 보여줄 소리” 국창 정광수 선생의 소리를 듣고 자란 정의진 명창은 통성으로 밀어내는 대목, 질러내는 목에서 그 시원함이 절창이다. 아버지인 정광수 명창의 소리를 많이 닮아 웅장한 맛이 있으며, 그 가운데 아기자기한 대목 역시 멋지게 연행하여 가 지니고 있는 품격의 경지를 제대로 보여 준다.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정의진 선생의 소리를 기대한다. 정의진 1. 정응민, 정광수 사사 2. 2007 제 15회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대상 대통령상 수상 3. 한국 전통극 예술 진흥협회 이사 4. 양암 정광수 원형 판소리 보존회 이사 5. 故 양암 정광수 국창 추모 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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